민족의 ‘혼’을 품은 판소리
대동여자중학교 3학년 3반
김 하 늘
얼마 전 TV에 판소리 공연 모습이 잠깐 나왔다. 구성진 음색에 베어있는 짙은 한이란 감히 표현 할 수가 없었다. 가슴 깊숙한 곳에서의 그 울리이란 누군가를 위한 것이 아닌 그저 판소리를 부르는 자기 자신을 위한 것 같았다. 그래서 진정한 소리라 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페라나 뮤지컬을 본 후면 그런 점은 더욱 부각되어 볼 수 있다. 오페라나 뮤지컬은 누군가에게 보내는 편지 같은 느낌이 든다. 관객과 호흡하고 관객과 같은 위치에서 공연하는 그것은 한마디로 연극이다. 사전적 의미의 ‘연극’이 아닌 꾸며놓은 가짜 삶이란 뜻의 ‘연극’인 것이다. 허나 판소리나 굿을 보아라. 그들은 관객과 호흡하는 대신 그들의 혼을 공유한다. 관객과 같이 하는 것이 아닌 자신을 있는 그대로 토해내준다. 즉, 한풀이를 하는 것이다. 판소리의 가장 큰 정서는 ‘한’이기 때문이다. 그들의 목소리엔 인생이 담겨있다. ‘연극’이 아닌 진짜 삶을 보여준다. 꾸밈과 억지스러움이 없는 그저 소박하고 진솔한 목소리를 한 공연을 세우는 것이다. 몇 십년을 목을 튀우며 산과 강에게 풀어놓은 목소리는 공연장을 산과 강물로 바꿀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것이다. 그 점이 판소리 공연장으로 사람들의 발을 이끄는 까닭이 아닐까한다. 허나 판소리가 끈기지 않고 지금까지 전해져오는 까닭은 그 뿐만이 아니리라. 바로 판소리가 우리민족을 참 많이 닮았기 때문이 아닐까? 한 많고 서러움 많은 우리 민족의 마음을 고스란히 목소리로 내 뱉어주니 말이다. 소박하고 마음 따뜻한 우리의 가슴 또한 조용히 스며있음을 소리 하나로 느낄 수 있다는 것이 그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 이처럼 한 사람의 인생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역사까지 안고 흐르는 판소리. 한 가닥 목소리 안에 박혀 흐르는 수많은 것들이 바로 지금 대한민국이 존재하는 이유 중 하나리라.
‘아차’하는 순간 가락은 꺽이고 잊혀 질 수 있다. 소리가 흐를 길은 그리 넓지 않다. 작은 도랑을 틔워 큰 바다를 이루듯 우리의 소리를 위해 작은 길을 터주고 그 길을 지켜주길 바란다. 소리가 흘러흘러 세계에 사랑가가 울릴 그 날을 꿈꾼다.